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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다문화 자녀 찾을 길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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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다울림 아이피121.152.245.228
작성일13-06-05 22:33 조회수6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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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딸 얼굴을 가끔씩이라도 보고 싶을 뿐….”

강원 삼척시에 사는 전모 씨(44)는 “이대로 가다간 딸을 영원히 잃어버릴 것 같아 두렵다”면서 입을 열었다.

이달로 늦둥이 딸(4)의 얼굴을 못 본 지 1년 6개월째. 키르기스스탄 출신 아내(26)가 몰래 딸을 데리고 본국으로 돌아간 이후부터다.

외동아들인 그는 2009년 부모님의 권유로 국제결혼을 했다. 젊은 시절 실연의 상처로 인해 독신으로 살려다가 마음을 바꿨다.

처음 아내를 보면서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가 곧 호감으로 발전했다. 결혼에 골인하자 부모님은 무척이나 기뻐했다.

전 씨는 딸을 낳은 뒤 회사를 그만두고 용접 일을 새로 시작했다.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다. 지방을 오가면서 일하느라

며칠씩 집을 비우기도 했다. 아내는 집에서 딸을 돌보며 살림을 했다. 전 씨의 아버지가 “돈 관리는 여자가 해야 한다”고

조언한 까닭에 아내 명의로 통장도 만들고 돈도 차곡차곡 모았다.

2011년 9월 지방에서 일하던 그는 여느 때처럼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되지 않았다. 불길한 기분. 돌아와 보니

아내와 딸은 사라지고 없었다. 시가 700만 원 상당의 패물, 5000여만 원이 저축된 통장까지 몽땅 없어졌다.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연락하고 나서야 아내가 딸을 데리고 키르기스스탄으로 출국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철렁하는 마음에 키르기스스탄에 가서 처가에 전화를 걸었지만 장모는 “자네와 살기 싫다고 한다. 찾아오면

경찰에 신고해 교도소에 보내겠다”고 했다.

처가에 찾아갔다가 봉변을 당할까봐 두려웠다. 교민단체와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그후 전 씨는 딸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절망에 빠져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했다. 술도 많이 마셨다. 울기도 많이 울었다.

전 씨처럼 국외로 빼앗긴 아이를 찾을 수 있는 길이 부분적으로나마 열린다. 다음 달 1일부터 발효되는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이

적용된다면 아이를 만날 길이 열린다.

이 협약은 16세 미만 아동이 국외로 불법 이동된 경우 해당 아이를 본국에 반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아동을 뺏겼다는

증명서류를 제출하면 정부가 협약국에 아동소재를 파악해 반환을 요청한다. 정부는 우리사회에 다문화가정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아동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2월에 협약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다만 당장은 아이를 되찾을 수 없다. 협약은 가입한 88개 국가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가입국 목록에는 키르기스스탄이 빠졌다.

한국인과 국제결혼을 많이 하는 베트남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이 모두 빠져 있다. 전 씨는 “아내의 국가는 협약에 가입이 안 돼있어

협약이 발효되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어 답답하다. 딸을 만나는 게 인생의 유일한 희망인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국내 대다수 다문화가정에는 이 협약이 무용지물인 셈. 국제결혼피해센터 관계자는 “자녀를 일방적으로 해외로 빼앗긴 뒤

얼굴조차 못 본다는 사례가 최근 늘었다.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에 대해서는 정부가 별도의 외교적인 통로로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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